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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영화

[책 리뷰]"중고등 내신과 입시를 결정짓는 초3 수학의 힘"이정 지음

by 소르방울 2024. 7.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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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책을 읽게 된 계기

 수학은 학창 시절 나에게 끔찍한 과목은 아니었다. 오히려 암기하다가 지칠 때 수학공부를 하면 머릿속이 시원해지는(?) 기분이 들 정도여서 적당히 좋아했던 과목이다. 문과였기 때문에 어려운 수학을 하는 것도 아니었고 시험도 수포자가 아니면 풀 수 있게 나온다는 믿음 때문에 고3 때까지 수학을 놓지 않았고 결국엔 원하는 정도의 성적이 나왔던 걸로 기억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학이 어려웠던 순간들이 있었고 내가 겪은 어려움을 겪을 딸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서  수학공부에 대해 알고 싶어졌다. 수학 공부에도 사고력 수학이니 연산이니 초등학생 때부터 해쳐나가야할 것들이 있었고, 그걸 선택해주는 건 부모이다.
수학, 과학 선생님들의 생각이 궁금해서 초등학생을 자녀로 둔 선생님들을 만날 때 항상 묻곤 했는데 사교육 시장의 유행이라는 분도 있고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하시는 분도 있었다. 결론을 말하자면 사고력 수학도 좋지만 빠르고 정확한 연산이 핵심이라는 말이 공통적이었다.
나는 진짜 단순 반복, 단순 계산 정말 싫은데 우리 딸도 꼭 기계적 연산을 위해서만 공부 시켜야 할까.  아직 1학년인 아이에게 연산으로도 충분하겠지만 재미있는 수학을 알려주고 싶어 사고력 수학 학원을 보냈다. 물론 내가 생각지도 않은 경시대회 준비라던지 한 학기, 혹은 학년 선행수업은 원하는 바가 아니어서 길게 보낼 생각은 없긴 하다. 
그 와중에 발견한 초3 수학의 힘은 나에게 초등 수학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도와주는 책이 되었다.
 

2. 초3 수학의 힘

1) 수포자를 바라보는 수학교육 전문가들의 시선
 이 책에서 의아하게 다가왔던 부분은 수포자에 대한 수학교육 전문가들의 시선이었다. 수포자라는 말은 내가 고등학생 때도 있던 말인데 하도 모의고사 수학시간에 자는 애들이 많아서 그런가보다 하고 그냥 재밌게 생각하고 넘어갔었다.
전문가들의 시선엔 수포자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였나보다. 이 책에서는 언제 아이들이 수학을 포기하는지 왜 포기하는지를 눈여겨보고 있었다. 다른 과목과 달리 수학은 위계적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전 학년의 학습이 완벽해야 다음 학년 학습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 때문에 수포자가 생긴다는 것은 중도에 학습이 제대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저자는 초등학교 3학년이 수포자가 생기는 결정적인 시기라고 생각했고, 그 중에서도 분수 단원이 전환점이 된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그 이유가 궁금했는데 1,2학년 때 구체물 위주의 연산과 달리 분수는 추상적으로 접근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물론 모든 아이들이 1, 2학년 때는 잘하는데 3학년 때 갑자기 수학을 못한다는 건 아니다. 1, 2학년 때 학습의 어려움을 겪는다면 3학년 때 분수 단원을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다. 반대로 놀이수학이었던 1, 2학년 때는 곧잘하다가도 생각수학으로 전환되는 3학년 때 추상적 사고를 요구받아서 힘들어질 수도 있다. 3학년 때부터 수학을 대하는 태도가 부정적이어지면 그 이후의 학습에서도 포기하게 된다는 것이다.

2) 부모 세대 때와는 달라진 수학교육
 수학교육의 흐름을 설명하기 위해 저자는 부모세대가 거쳤을 5차 교육과정부터 2015교육과정까지 설명하고 있다. 정확한 계산을 요구받던 부모세대와 달리 현재의 교육과정은 실생활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고력을 요구한다.
중학교에서도 수학과목의 서술형 문제는 답만 원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 해결 과정을 요구받는다. 답이 맞았어도 과정이 틀리면 부분점수를 받거나 아예 점수를 받지 못하기도 한다.
초등학교 수학문제도 너무 길어서 아이들이 문제에서 요구한 식은 답지를 보면 아는데 무엇을 구해야 하는지 파악을 못해 문제를 풀지 못한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를 듣곤 했다.
그래서 국어를 잘해야 한다,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는 막연한 공포가 생기는 것 같다. 물론 책을 많이 읽고 국어를 잘하면 좋겠지만 핵심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국어에서 인물, 배경, 사건, 주제를 파악하듯이 수학에서도 문제를 보는 눈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저자는 문장제 문제를 풀 때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폴리아의 문제해결 4가지를 제시한다.

1단계(문제이해): 문제를 정확히 이해하고, 문제가 요구하는 조건들을 잘 파악한다.
2단계(문제 풀이 계획): 계획을 구체적으로, 자세하게 세운다.
3단계(문제풀이실행): 문제 풀이 과정을 꼭 직접 써본다.
4단계(반성): 자신의 풀이 계획과 실행이 옳았는지 스스로 점검한다.

딸아이의 학원 교재에 똑같은 방법으로 문제를 푸는 과정이 있어서 놀라웠다. 수학교육 전공이라면 누구나 아는 이론인데도 적용을 했느냐 안 했느냐는 수학교육 비전공자들에게 크게 다가오는 것 같아 마치 사교육을 받으면 뭐든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이 든다. 하지만 돈만 맡겨놓을 게 아니라 학부모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학부모도 사교육의 환상에서 벗어나 필요한 것만 쇼핑하는 눈을 키우는 것도 중요할 것 같다.

3) 단원별 핵심 가이드
 저자는 초등 수학교육을 수 영역, 연산 영역, 도형 영역, 측정 영역, 규칙성 영역, 자료와 가능성 영역 6가지로 나누고 있다. 책을 읽으며 아이에게 필요한 것을 생각해볼 수 있었고 기존 이해는 그 어떤 책보다도 교과서에 답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3. 책을 읽고 느낀 점

 내가 만났던 수학, 과학 선생님처럼 저자 역시도 정확한 계산에 대한 중요성을 이야기했다. 또한 2015교육과정에서 요구하는 실생활 문제해결 방식과 사고력 수학의 관계성에 대한 궁금증도 많이 풀렸다. 요즘엔 수학동화도 잘 나오기 때문에 아이들의 흥미와  실생활 문제해결이 모두 충족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교육부에서 만들었다는 "똑똑 수학탐험대"는 아직 부족하다고 저자가 평가했지만 우리 아이는 꽤나 좋아했다. 두루뭉실하던 초등 수학교육이 한눈에 들어오는 것 같아서 좋았고, 초등학생을 키우는 집이라면 소장할 가치가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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