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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영화

[작가와의 만남]에드바르 뭉크 "아프니까 사람이다"/정연은 작가

by 소르방울 2024. 9.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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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강연 신청 계기

  우연한 기회에 김해 율하도서관에서 9월 독서의 달 행사로 정연은 작가와의 만남을 신청받고 있는 걸 보았다. 정연은 작가님은 <친절한 미술관>의 저자로 미술과 철학을 전공한 교수님이시다. 지금은 동아대학교 외래교수님이신데 뭉크에 대한 강연을 하러 오신다고 해서 관심이 생겼다. 요즘은 글 쓰시는 작가님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꼭 가보려고 노력한다. 강연 전에 저자에 대해 알고 싶어서 <친절한 미술관>을 빌려보았다. 라디오 프로그램 내용을 정리하여 책으로 냈다고 한다. 과연 명화에 대한 기본 지식과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잘 풀어내셔서 작가님과의 만남이 더 기대됐다.

2. 에드바르 뭉크 "아프니까 사람이다"

  시간 맞춰서 간다고 갔는데 작가님이 미리 도착하셔서 스몰토크를 하고 계셨다. 젊어보이셔서 몰랐는데 60대라고 하셨다. 자기관리도 잘하시고 입담도 너무 좋으셔서 학생들이 교수님을 많이 따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년부터 학교에서 미술과 철학응 연계한 강좌를 시작했는데 수강신청이 빨리 마감될 만큼 인기가 좋다고 한다. 오랜만에 대학생이 된 거처럼 교수님의 수업을 경청했다.
준비하신 피피티에는 뭉크의 그림이 잔뜩 있었는데 그의 생애를 이해하기에 충분했다. 유년기에 어머니의 죽음과 누나의 죽음은 그에게 실존주의적인 삶의 태도를 지니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는 사람은 언제든지 죽을 수 있기에 그날을 후회없이 열심히 살았다. 독신주의자였던 그의 사랑이야기도 참 재미있었는데 그의 작품을 해석할 때 작가론적으로 해석하지 말고 독자의 관점에서 해석하려고 노력하라고 하셨다. 글이 작가의 손을 떠나면 그의 생애와 상관 없이 작품 그 자체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독자가 수용하는 과정에서 작품의 의미가 변형되는 것처럼 그림도 그러하다는 뜻 같았다. 그 말이 참 좋았다.
에드바르 뭉크의 작품 중에서 <생명의 춤>이라는 그림이 있었는데 꿈을 기다리는 자와 꿈을 이뤄 실천하고 있는 자, 꿈을 포기하고 체념한 자 중 나는 어디에 해당하는지 생각해보라는 작가님의 말이 참 좋았다. 나는 어디에 있을까. 포기하고 체념해버린 건 아닐까. 그림을 보며 내가 체념한 사람은 아니길 바랐다. 꿈꾸는 자와 꿈을 이룬 자의 얼굴이 너무 빛나보였기 때문이다.
뭉크는 실존주의자로 키에르케고르의 사상과도 맞닿아 있다고 하셨는데 실존주의를 이해하기 위해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을 추천해주셨다. 유명한 작품이지만 나 역시도 읽어본 적이 없어서 한번 읽어봐야겠다고 다짐했다.

3. 강연 소감

시간대가 평일 오전이라서 그런지 주부들이 많이 보였다. 연세 지긋하신 어르신들도 보였고 젊은 애엄마들도 많이 보였다. 남자분도 보였다. 어찌 보면 다양한 연령층의 청자들 앞에서 강연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는데도 교수님의 입담이 너무 좋아서 그런지 다들 즐거워했다. 저런 강연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책 속 저자보다 더 정감 있고 호감가는 작가님이어서 또 기회가 된다면 뵙고 싶었다. 에드바르 뭉크에 대해 잘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즐거웠고 실존주의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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