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타큐슈 모지항’이라는 실제 바닷가 지역에 가상의 편의점 ‘텐더니스’에서 일어나는 여러 에피소드를 그려낸다. 그곳에는 페로몬 점장이라는 별명을 가진 잘생긴 ‘시바 미쓰히코’, 점장의 이야기를 만화로 연재하는 ‘나카오 미쓰리’, 시바의 형이자 ‘무엇이든 맨’인 ‘쓰기’, 새빨간 성인용 삼륜 자전거를 타고 관광객에게 관광지도를 나눠주는 ‘쇼헤이’가 살고 있다. 연작소설의 형태로 각 에피소드마다 주인공은 달라지지만 배경은 텐더니스 편의점 주변이라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소설이든, 웹툰이든, 드라마든, 영화든 무엇으로 만들어도 손색이 없을 스토리이다. 연작소설의 형태라는 것도 이 소설이 5권까지 나올 수 있는 원동력이 아니었을까 싶다.
여러 에피소드에서도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은 노인들을 위한 고령자 전용 멘션 ‘고가네무라’ 빌딩이다. 고가네무라 빌딩 1층에 위치한 ‘텐더니스’는 노인들이 필요로 하는 각종 용품을 팔고 있고 그곳에서 사랑방처럼 모여 이야기하고 음식도 먹을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시바 점장 팬클럽을 자처하는 부녀회에서 자원봉사로 관리한다는 점도 인상 깊다. 텐더니스의 건의의 왕 니세코가 아이디어를 낸 ‘옐로 플래그 런치’는 모지항 고가네무라점에서만 시행하는 서비스로 노인들의 식사도 해결해주고 노인들이 일정한 시간에 도시락을 찾으러 오는지 확인함으로써 그들의 건강도 살펴볼 수 있다. 괴팍한 성격을 가진 노인 ‘우라타’가 도시락을 찾으러 오지 않은 날, 시바 점장이 우라타의 집에 찾아가 쓰러져 있는 우라타를 발견한다. 혼자 사는 노인에게 따뜻한 관심을 가지고 살펴봐주는 시바 점장의 모습에서 여러 가지 감정을 느꼈다. 고가네무라 빌딩에 사는 노인들에게는 이보다도 소중한 삶의 울타리가 없을 것이다. 은퇴 후 여생을 모지항에서 보내고 있는 ‘다키지’ 역시 아내 ‘준코’가 아파 허둥댈 때 텐더니스에서 얼음물과 체온계 등을 사서 그녀를 간호한다. 편의점은 비싸기만 하다는 편견을 가진 다키지 역시 진심으로 걱정해주는 시바 점장과 편의점 사랑방에서 만난 소년 ‘히카루’의 덕분에 준코를 극진히 간호할 수 있었다.
이렇게 특별한 편의점도 한몫 하지만 무엇이든 맨인 쓰기가 활약하는 이야기도 꿈만 같다. 텐더니스의 아르바이트생 ‘노미야’가 우라타의 사건 때문에 사라졌을 때에도 쓰기가 미쓰라 앞에 노미야를 다시 찾아주었고, 텐더니스에 커피와 에그 샌드위치를 먹던 학원 강사 ‘기리야마 요시로’가 시바 점장의 의도를 오해해 학원을 그만두고 고향으로 내려갔을 때에도 쓰기가 시바 점장 앞에 그를 데려다 놓았다. ‘아즈사’의 친구 ‘나유타’도 아버지가 암에 걸려 돌아가셔서 엄마를 따라 고향에 가 아즈사와 이별하게 되었는데 쓰기가 찾아내어 아즈사와 다시 재회하게 해주었다.
아이들을 모티프로 하는 에피소드들도 인상적이었는데 그중에 히카루의 이야기도 코끝이 찡했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이혼하고 아버지와 살고 있는 히카루는 같은 반 아이들에게 운동회날 찾아오는 사람이 없어 교무실에서 선생님들과 밥을 먹는다며 놀림을 당한다. 가족들의 관심을 바라는 노인 다키지와의 만남은 어쩌면 가족이라는 개념을 좀더 확장시키는 게 아닌가 싶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두 사람이 이인삼각 연습을 통해 경험을 공유하고 서로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어가는 모습을 통해 어쩌면 가족은 누군가와 연결되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아들을 위해 매일 열심히 살아가는 히카루의 아버지, 딸의 성장 이후 초등학교 운동회에 올 일이 없었다며 설레는 마음으로 도시락을 싼 다키지의 아내 준코 역시 함께 해서 행복할 수 있었다면 그것보다 더 큰 인연의 끈은 없을 것이다. 그 이후로도 종종 편의점에서 혼자 밥을 먹는 히카루를 노부부가 돌봐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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