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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기억나요?/시드니 스미스 글그림

소르방울 2024. 10. 4.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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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면서

지인에게 추천받은 그림책이다. 그림책을 좋아하는 그녀는 외국 그림책을 많이 알고 있었고 원화로 보는 걸 좋아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번역이 되면 그 의미가 달라지기도 한다는데 그럴 때에 아쉬운 마음이 든다고 한다. 나에게 외국 작가의 책은 낯선 감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게 큰 울림을 주었다.

2. 기억나요?

아이를 키우다보면 잠자리에서 생각보다 많은 감정교류를 할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 아이는 낮동안 하지 않았던 말을 하나씩 하나씩 꺼내놓는다. 솔직한 아이의 감정을 어루만지다 보면 낮동안 아무렇지 않았던 그 일들이 미안해지기도 하고, 아이를 소홀히 하진 않았는지 반성하기도 한다. 그러다보면 그 시간이 소중해서 30분, 1시간이 훌쩍 지나 아이를 재울 시간을 놓치기도 한다.
이 이야기는 잠자리에서 엄마와 아이가 나누는 대화이다. 그들은 서로 기억을 떠올리며 행복했던 순간, 놀랐던 순간, 기억하고 싶은 순간들을 나눈다. 그날은 이사 온 첫날이었고 설렘과 두려움 때문에 쉽사리 잠에 들지 못하고 있다. 새벽이 되어서야 잠이 든 엄마와 이 순간을 걱정하지도 두려워하지도 않았다는 아들이 엄마를 가만히 응시하고 다시 엄마의 품으로 안기는 내용이다.

3. 느낀 점

엄마와 아이는 함께 한 기억으로 유대관계가 끈끈하다. 아이는 어른이 되어서도 엄마의 기억으로 삶에 애정을 가지고 살아갈 것이다. 나는 마지막에 이르러서 아이의 몸인 아들이 어른이 되어 이 기억을 더듬고 있다고 느꼈다. 왜 이사를 가게 되었는지, 그것은 나쁜 일 때문이었는지 좋은 일 때문이었는지 모른다. 아이는 걱정하지도 두려워하지도 않았다고 했지만 어쩌면 그의 엄마는 걱정하고 두려워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의연하게 낯선 변화를 두렵지 않다고 이야기하는 아이는 어렴풋이 엄마의 두려움을 읽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이는 언제나처럼 엄마를 믿고 엄마가 지켜줄 것이라는 걸 확신하는 것 같다. 회상의 내용이었으니 엄마와 아이는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다시 행복한 추억을 만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새집에서의 첫날, 그 설렘과 두려움을 포착해내었다는 것이 나에게는 놀랍고 감동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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