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영화

낙낙낙/sue 지음

소르방울 2025. 3. 23.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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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책을 읽게 된 계기
서울 사는 친구가 서점에 들렀다가 우연히 발견했다고 한다. 몇 장 넘겨보다가 너무 내 얘기인 것 같아서 추천해주었다고 한다. 도서관 검색대에서 찾아보니 웬걸, 책이 없다. 희망도서 신청을 하고 잠시 잊고 있었는데 도서관에서 책을 찾으러 오라고 문자를 보내왔다. 도서관 책을 내가 제일 처음 본다니 이것도 좀 새로운 경험이다. 3일이라는 날짜 안에 빌려가기 위해 도서관을 들렀다.

2. 낙낙낙
첫번째 '낙'은 떨어질 락, 두번째 '낙'은 영어로 knock, 세번째 '낙'은 즐거울 락이다. 필명으로 대신한 그녀의 에세이는 20년차 초등교사가 아이들의 생활 지도에서 겪는 어려움과 날이 선 학부모의 민원을 생생하게 느끼게 해주었다. 비록 두 챕터 정도의 이야기였지만 나는 안다. 그것뿐만이 아닐 거라는 것을.
교사는 어느덧 감정쓰레기통으로 사용되고 있다. 인스타에 출연한 어느 교감선생님께서는 교육현장이 어렵지만 교사라는 직업은 미성숙한 학생들을 성숙하게 이끌어내는 보람있는 직업이라고 얘기하셨다. 그건 명백히 교육이다. 미성숙한 학생들을 성숙한 어른으로, 사회인으로 길러내는 것이 학교의 사명이라면 그 과정에서 교육하려는 교사들을 민원이라는 이름으로 사사건건 방해하고, 온갖 소송을 통해 교사를 괴롭힐 때 교사를 보호하지 못하는 학교와 교육청, 교육부는 교육을 방관하고 있다.
교사들은 교육 활동을 전혀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서이초 사건은 사회적으로 충격적이었지만 교사에게도 자못 충격적인 일이었다. 우리는 아무도 그 새내기 교사를 지켜내지 못했다. 시스템조차 없었다. 이후 교사들이 정신과나 정신 상담을 할 수 있게 지원해주는 것은 오히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다. 그나마 20년차나 된 성숙해보이는 선배 교사조차도 민원에 시달리며 학교를 잠시 떠나 있는 방법밖에 찾지 못했다니 마음이 아팠다.
그녀의 극복 방법은 학교를 잠시 떠나 원하는 공부를 하고, 좋아하는 악기를 배우며 자신의 아이들을 온전히 바라보는 것이었다. 그리고 글을 쓰는 것이다. 매일매일 글을 쓰면서 상처를 치유하는 모습을 보며 얼마나 치열하게 아픔을 극복하려는지 느낄 수 있었다.
다시 돌아간 학교에서 느낀 점은 1년 6개월의 공백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제일 잘할 수 있는 일이 아이들을 가르치고 학교 업무를 보는 것이라고 했다. 자신에게 상처가 되었던 반의 아이들이 자신을 다시 반기고, 문제 행동의 학생들이 여전히 바뀌지 않았다는 점을 전해듣는다. 그녀는 자신이 무력하기 때문에 그 아이들을 잘 지도하지 못한 게 아니라는 점을 인지하고, 모든 잘못을 자신에게 찾는 것이 결국 오답이었음을 인정한다.

3. 책을 덮으며
우리는 답을 알지 못한다. 나 역시 한 명의 학부모로서 아이의 문제를 담임선생님에게 도와달라고 청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데 그 방법이 잘못되었다면 그것은 합리화될 수 없다. 왜 학교나 교육청은 교사가 병들어가는 것을 방관하는가. 더 나아가 교육부는 왜 아직도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하는가. 학교와 학부모가 날을 세우는 것은 분명 잘못되었다. 하지만 서로의 신뢰만을 강조하기엔 너무 많은 문제점이 발생한다. 결국 그 피해는 학생에게로 향한다. 학교의 3주체는 교사, 학생, 학부모지만 결국 학생이 없으면 교사도 학부모도 없다. 어떤 길이 학생을 위하는 길인지, 몇 명의 문제 학생과 학부모 때문에 학교가 마비되는 현실을 인지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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