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나나"이희영 글/고등학생 추천 도서/스트레스가 많은 아이들에게

1. 들어가면서
내가 좋아하는 이희영 작가의 책이다. 고등학생에게 추천하는 책인 걸 보면 주인공이 고등학생일 것 같다. 누군가에게는 인생 책일 정도로 재밌다고 해서 궁금증이 일어 읽어보게 되었다.
2. 나나
나나? 같은 말이 반복되는 제목을 보니 김유정의 <봄봄>이 떠오른다. 대학 시절 학과 선배들과 문학반이라는 동아리를 했었는데 그때 함께 책을 읽고 돌아가면서 책 속에서 답을 찾을 수 있는 질문(사실적 질문, 추론적 질문)과 생각해볼거리, 토론주제 등을 만들어냈었다. 1학년 때는 생각해볼거리를 마련하거나 토론 주제를 잡는 게 너무 어렵다고 했더니 한 선배가 <봄봄>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계절은 봄여름가을겨울인데 왜 봄봄이라고 이름을 붙였을까?'라는 주제로 토론을 한 적이 있었다고 한다. 주인공은 점순이와 결혼을 하고 싶어 데릴사위로 들어갔는데 추수를 하고 결혼을 하는 '가을'은 오지 않고 또다시 '봄'이 반복되어 새경 없는 머슴살이를 반복하는 주인공을 뜻하는 게 아닐까 토론을 했다는 거다. 그 얘기를 듣고 머리가 띵했다. 그저 문제집에 있는 갈래, 소재, 특징, 주제만 외우던 나에게 그런 열린 생각은 한번도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나나>에 대해 생각을 해보았다. 여자아이의 이름일 줄 알았는데 두 주인공의 이름과는 달랐다. 그리고 표면적 '나'와 이면적 '나'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나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는 이 소설을 보면 사실 제목은 <표면적 '나'와 이면적 '나'>가 되어야 할 것만 같다.
주인공인 여자 아이 한수리와 남자 아이 은류는 사고로 인해 몸에서 영혼이 빠져나온다. 몸은 영혼을 거부하는데 일주일 안에 돌아가지 않으면 영원히 죽게 된다. 죽은 것도 아니어서 저승사자를 만난 것도 아니고 선령이라는 신비로운 존재와 몸을 찾기 위해 그 이유를 떠올려가는데 몸으로 들어가려는 수리와 달리 류는 몸을 거들떠도 보지 않는다.
두 아이의 대조되는 태도와 그들의 상처를 보듬는 과정에서 독자는 자신에게 묻는다. 나는 과연 어떤 상처를 가졌는가. 두 주인공처럼 내 상처를 애써 외면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지친 마음을 위로해주는 따뜻한 청소년소설이라 할 수 있겠다.
3. 나오면서
작가와의 만남 이후 부쩍 이희영 작가에 대한 관심이 커졌는데 흥미로운 상황 설정을 통해 아이들의 고민을 들여다본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청소년 소설이 다양해지고 있어 기쁜 마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