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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서울의 봄"/심박수 챌린지/혈압상승주의/김수영 <어느날 고궁을 나오면서>

소르방울 2023. 12. 12.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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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영화관에 왔다.

씨지비 맨날 혼자 왔는데 오늘은 신랑이랑 왔지롱 연애할 때 생각나네

크리스마스 분위기 뿜뿜

율하 씨지비는 놀거리가 가득하다.
오늘 볼 영화는 "서울의 봄"
흥행하고 있다는 소식 말고도 신랑이 하도 보고 싶어해서 벼르고 벼르다가 왔다.

https://namu.wiki/w/%EC%84%9C%EC%9A%B8%EC%9D%98%20%EB%B4%84(%EC%98%81%ED%99%94)

 

서울의 봄(영화) - 나무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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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u.wiki


근현대사 영화다 보니까 역사가 스포이다. 하지만 알아야 더 열받을 수 있다.

https://namu.wiki/w/12.12%20%EA%B5%B0%EC%82%AC%EB%B0%98%EB%9E%80

 

12.12 군사반란 - 나무위키

가. 피고인 전두환, 노태우, 유학성, 황영시, 차규헌, 최세창, 장세동, 허화평, 허삼수, 이학봉은 공모하여 다음과 같은 행위를 하였다. (1) (정승화 육군참모총장의 체포) 1979.10.26. 중앙정보부장

namu.wiki

 

영화를 보는 내내 슬프게도 정우성이 허구 인물이 아닐까 의심했다. 저렇게 정의로운 인물이 있다고?

우리나라에 지연 학연 혈연에 안 넘어갈 사람 어디 있을까.

정우성이 애처롭고 그냥 눈 감고 못 이기는 척 따라가길 바랐던 것 같다.

개인의 희생이 불보듯 뻔하니까.

그렇게 보면 영화에 나오는 인물 모두가 그랬던 것 같다.

나에게 조금이라도 해가 생길까 봐 모두의 마음 속에 있던 두려움 때문에 무력 진압 없이 유혈 사태 없이 쿠데타를 성공적으로 일으킬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지금 현재에는 그 시절과 다르다고 말할 수 있을까.

언제 어디에서든 비겁한 소시민의 모습이 불쑥불쑥 나타나는 것만 같다.

전두광으로 완벽히 변신한 황정민도 놀랍고 물태우라고 불렸던 그 시절 노태건의 모습을 그려낸 박해준도 놀랍다.  

제목이 왜 서울의 봄인지.. 이 정도면 12.12 군사반란이라고 지어야지.

영어 제목이 12.12:The day인 걸 보면 여전히 우리는 근현대사에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것 같다.

재판을 받아도, 그가 죽어도 우리는 여전히 말할 자유가 없는 것이 아닌가.

영화를 보며 이 시가 생각났다.

 

 

 

 

 

어느 날 고궁(古宮)을 나오면서
                                                                               김수영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
저 왕궁(王宮) 대신에 왕궁(王宮)의 음탕 대신에
오십(五十) 원짜리 갈비가 기름덩어리만 나왔다고 분개하고
옹졸하게 분개하고 설렁탕집 돼지 같은 주인년한테 욕을 하고
옹졸하게 욕을 하고

한 번 정정당당하게
붙잡혀간 소설가를 위해서
언론의 자유를 요구하고 월남(越南)파병에 반대하는
자유를 이행하지 못하고
이십(二十) 원을 받으러 세 번씩 네 번씩
찾아오는 야경꾼들만 증오하고 있는가

옹졸한 나의 전통은 유구하고 이제 내 앞에 정서(情緖)로
가로놓여 있다
이를테면 이런 일이 있었다
부산에 포로수용소의 제사십야전병원(第四十野戰病院)에 있을 때
정보원이 너어스들과 스폰지를 만들고 거즈를
개키고 있는 나를 보고 포로경찰이 되지 않는다고
남자가 뭐 이런 일을 하고 있느냐고 놀린 일이 있었다
너어스들 옆에서

지금도 내가 반항하고 있는 것은 이 스폰지 만들기와
거즈 접고 있는 일과 조금도 다름없다
개의 울음소리를 듣고 그 비명에 지고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애놈의 투정에 진다
떨어지는 은행나무잎도 내가 밟고 가는 가시밭

아무래도 나는 비켜 서 있다 절정(絶頂) 위에는 서 있지
않고 암만해도 조금쯤 옆으로 비켜서있다
그리고 조금쯤 옆에 서 있는 것이 조금쯤
비겁한 것이라고 알고 있다!

그러니까 이렇게 옹졸하게 반항한다
이발쟁이에게
땅주인에게는 못하고 이발쟁이에게
구청직원에게는 못하고 동회직원에게도 못하고
야경꾼에게 이십(二十) 원 때문에 십(十) 원 때문에 일(一) 원 때문에
우습지 않으냐 일(一) 원 때문에

모래야 나는 얼마큼 적으냐
바람아 먼지야 풀아 나는 얼마큼 적으냐
정말 얼마큼 적으냐……

 

출처: 김수영 전집1

김수영 전집 1 - 예스24 (yes24.com)

 

김수영 전집 1 - 예스24

김수영 연구의 권위자이자 『김수영 육필시고 전집』의 편자인 이영준 교수가 새로 엮은 『김수영 전집』(시, 산문) 결정판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김수영 연구사에 한 획을 그은 『김수영

www.yes24.com

 

의도한 건 아닌데 오늘이 딱 12월 12일이다.

심박수 챌린지에 도전! 광고할 땐 분명 평온했거든?

신랑도 평온

근데 끝날 때는 다들 욕하면서 나옴 ㅋㅋㅋㅋ

신랑은 좀 덜 열받았네 ㅋㅋㅋ 나무위키 열심히 읽어보고 가서 아는 내용이라 덜 열 받았단다.

역사는 항상 아쉬움을 남긴다.
하지만 시간에 다시 돌아오지 않기에 미래에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러려면 과거를 잊지 말아야 한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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